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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… 힘들다.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, 조율하고, 맞춰가고, 그러는 와중에 일도 잘 진행되도록 하는게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다. 이 시간 중에 누군가는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고, 누군가는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도 하고, 누군가는 열심히 답을 주려고 하고 있다. 이 사이에서 나는 뭘하고 있을까? 정리한답시고, 더 일을 복잡하고 그르치게 만드는 건 아닐까. 라는 생각이 스친다.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빚어내는 일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참 내 마음대로 안된다. 누군가는 기대를 좀 낮추고 도와줘도 좋을 것 같은데 양보가 안되나보다. 누군가는 먼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또 잘 안되나보다.

그래도 이 상황을 한 발짝 뒤에서 보고 있노라면, 참 재미있다. 모든 사람이 정해진 일을 정해진 방식과 매뉴얼대로 일하는 세상이 얼마나 심심하겠는가. 일이 잘되는 것 말고는 사람들과 부대끼며,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없고 그만큼 보람도 느끼지 못할테니 말이다. 지금 나는 수치적인 성과만을 만들어내기 위한 공정을 하는게 아니다. 나는 지금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. 이 시간이 지나면, 다시는 이 사람들과 이 일을 똑같은 생각과 감정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. 지금 느끼는 감정과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생각과 마음의 그릇으로 주어진 이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는 경험은 지금 뿐이다.

일은 일이다.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로 부딪히면서 하는 일이다. 누군가는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미안함을 느끼고, 누군가는 자기가 한 것보다 더 부풀려서 자랑하고, 누군가는 자신의 기준에 못 미쳐서 끝까지 못 마땅해할 수도 있다. 부딪히면서 얻게되고 느끼는 것들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. 이번에 오랜만에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면서 힘도 상당히 부치지만,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고 재미가 있다. 나와 누군가가, 그리고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와 일하면서 일으키는 자극(스파크)이 나를 신나게 만들기 때문이다.

오늘은 자고 다시 해보자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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